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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5.25 쌩초보조사의 초보 조행기 - 2018.5.20

평일 보다 더 정신없던 주일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시간은 오후 6시...

낮동안 바람이 엄청 불고 있어서 전혀 생각지 못했는데 날씨 어플을 들여다 보니 바람이 1m/s 로 줄어든다고 해서 와이프님께 혹시 짬낚 하고 와도 되냐고 물었는데 흥쾌히 허락을 해주었다.

바로 짐싸서 바다로 고고싱 !!

 

회사 동료의 말이 낚시의 즐거움은

  1. 낚시 가기전 준비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

  2. 경치 좋은 물가에서의 여유로움을 누리는 즐거움

  3. 손맛

이라는 명언(?)을 나에게 해준 적이 있었다.

 

최근 그 동료의 말을 절실히 긍정하게 되는 것 같다.

주중 내내 피곤했다가(이번주는 3일을 밤샘 작업을 했다 ㅠㅠ) 주말도 열심히 달리고 나서도 그렇게 운전하는걸 싫어하는 내가 2시간가까이 차를 몰고 가야하는 바다 낚시를 이렇게 즐거운 맘으로 가게 될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렇게 떠나게된 두번째 조행기!!

 

준비를 마치고 저녁 7시쯤 출발해서 9시에 홍원항에 도착을 했다. 

분명 날씨 어플에서 9시쯤 부터 바람이 잔잔해 질거라했는데 여전히 바람은 출발할때와 크게 다르지 않고...

그래도 점차 줄어든다고 했으니 긍정적인 마음으로 짐을 들고 방파제를 걸어갔다.

가는 중에 보이는 한팀..... 목적지에 도착해서 보니 또 한팀이 와서 이미 낚시를 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인사도 하고 고기의 안부를 물으니 아직 한마리도 못하셨다고... (불길한 예감이...)

그래도 멀리 이곳까지 왔는데 그냥 갈수는 없으니 폭풍과 같은 바람을 이겨가며 채비를 하고 낚시대를 폈다.

 

왠걸..... 정말 바람이 바람이.... 당췌 채비를 앞으로 날닐수가 없이 계속 엄한 곳으로 날아가는 것 아닌가.

물론 내가 초보라서 멀리 못 던지는건 이해하는데 이건 뭐 계속 바람에 휘둘려서 엄한 곳으로만 날아간다.

바람때문인지 파도도 심하게 쳐서 이게 입질인지 바람에 휘둘리는건지 채비가 굴러다니는 건지 당췌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먼저 온 두팀은 먼저 정리하고 방파제에 혼자 남아 여전히 낚시대를 드리우게 되었다.

 

홍원항 방파제에서홍원항 방파제에서

 

 

그런데 오히려 옆에 아무도 없으니 채비가 엄한데로 가도 신경도 안 쓰이고 오히려 더 편안해 져서 막 던져놓고 앉아서 멍하니 초릿대 끝을 바라보고 있으니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드는 찰라 아까와는 다른 초릿대 움직임이... 왔구나 싶어 채보니 망둥어였다. 작년에는 4번 정도 홍원항에서 낚시를 했지만 망둥어는 2마리인가 밖에 없고 우럭 장어만 나왔는데 올해는 벌써 망둥어만 6마리째 낚는 상황이다. 어군이 바뀐건지 아님 시기가 아직 망둥어만 나오는 시기인건지... 초보로선 알길이 없지만 너무 망둥어만 나온다.

난 먹을수 있는 낚시를 원하는데....어머니는 망둥어도 다듬어서 말리면 노가리처럼 뜯어먹는다 하시지만 망둥어는 먹는 고기가 아닌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 잡는 기분만 내는 거 정도하고 놔주고 오게되는 거 같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흘러 11시쯤되었는데도 여전히 바람이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이고 그사이에 망둥어 3마리만 더올라와서 올해 망둥어만 9마리째 낚는 기염을 토했다. 12시쯤 초리가 움찔움찔 이건 좀 다른데 하면서 챔질... 망둥어 때와는 다른 움직임이 보인다. 열심히 릴링해서 들어올려보니 드디어 대상으로 정한 붕장어가 .... 아... 이 한마리를 위해 2시간 차를 몰고 3시간 넘게 바람을 맞고 앉아있었구나 ㅋㅋ

 

빵이 크진 않지만 손질하면 먹을만한 크기라 놔주지 않고 바로 목을 따서 피빼기 돌입! 전에 형님이 하는걸 보기만 했지 내가 직접 해보는건 첨이라 두근 두근하면서 칼집을 넣고 기다렸다가 내장도 제거하고 껍질도 싸악 벗기는데 성공했다. 보기만 하고 실제로 처음 하는 거였는데 생각보다 말끔하게 손질이 되어서 다행이었다.

 

원래 12시까지가 목표였는데 이놈 손질하고 하느라 예상보다 1시간 늦어져서 새벽 1시에 정리를 하고 다시 대전 집으로 복귀했다. 까페 글에 낚시대 정리를 돌아오자마자 샤워할때 같이 하는게 젤 속편하다고 해서 한번 해봤는데 와... 이거 편하긴 한데 너무 피곤... 결국 낚시대 다 정리하고 잡아온 붕장어 손질 마무리 하고 냉장고에 넣으니 4시반... 급피곤이 몰려오긴 했지만 꽝이 아닌 낚시를 하고 와서인지 편하게 잠들수 있었다.

 

새꼬시로 먹을려고 쳐놨던 붕장어는 까페 분들에게 물어보니 아이스팩에 해서 온거 아니면 회로 먹지 말라고 해서 장어볶음밥으로 변신하게 되었다.

 

 

장어가 워낙 기름기가 많아서 느끼할거라 예상은 했지만 와 이거 정말 느끼해도 너무 느끼하다. 다행히 집에 열무 김치가 있어서 같이 먹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몇 숟가락 못 먹었을거 같다. 다음부터는 꼭 회나 구이로만 먹어야지 다짐하면서 올해 두번째 조행기를 마쳐본다.

 

 - 일시 : 2018.05.20 19시 ~ 21 01시

 - 장소 : 홍원항

 - 물때 : 12물 만조-18:46 

 - 날씨 : 구름 약간, 바람 터짐

 - 조과 : 붕장어 1마리, 망둥어 4마리

 

 

 

 

 

Posted by iG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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