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에 해당되는 글 22건

  1. 2020.07.22 쉽게 씌어진 시 - 윤동주
  2. 2020.07.22 바람이 불어 - 윤동주
  3. 2020.07.04 윤동주 - 소년 2
  4. 2020.06.28 서시 - 윤동주
  5. 2020.06.26 시집 필사 책걸이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Posted by iGrin™
,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Posted by iGrin™
,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Posted by iGrin™
,

윤동주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Posted by iGrin™
,

올해 목표를 정자체 글씨 쓰기로 정하고 달려온지 어느덧 반년이 지났다.

https://igrin.tistory.com/196

 

새로운 취미 - "글씨 쓰기"

최근 들어서 취미를 하나 새로 붙이고 있다. 이름 하여 " 글씨 쓰기 " 내용을 창작 하는 것은 아니고 말 그대로 글씨를 쓰는 것이다. 올해 초 올해는 무엇을 해볼까 고민을 하던 중에 글씨를 한번

igrin.tistory.com

시작은 교재로 하고 이후에 시집 필사로 넘어갔는데 

첫 시집 "끝까지 남겨두는 그마음 - 나태주"의 마지막 페이지를 드디어 완료하게되었다. 

하루 하루 글씨를 쓸때는 이거 늘긴 하는건가 싶다가도 예전에 썼던 것을 찾아 보면 그래도 늘고 있구나 싶어서 하루 한두편씩 노트에 옮겨 적기를 했더니 어느덧 마지막 페이지 까지 오게 되었다.

 

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것도 10여년 만이지만 그걸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필사까지 완료 했다고 생각하니 뭔가 뿌듯하고 나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책걸이를 하고 싶은데 뭘 해야 할지 고민이다.

여유가 있으면 만년필 한자루를 더 들이고 싶은데 임플란트 때문에 여유는 없고 예쁜 색 잉크 한병 찾아 봐야 할 듯...

글씨 쓰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매일 펜을 잡다보니 문구류에 대한 욕심이 점점 커진다.

노트며 펜이며 잉크며 눈만 높아지는 어리석은 모습이다 ㅋ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지만 난 장인이 아니므로 도구라도 좋아야지 하는 마음일까 ~ 

 

암튼 마지막 필사 시를 다 쓰고 뿌듯한 마음에 시작할때부터 썼던 노트를 다 들고 나왔더니 총 4권의 노트에 한권을 담았다는 걸 알았다. 아내에게 이제 다 썼으니 재활용 봉투로 투입! 이라고 외쳤더니 정말 후회하지 않겠냐며 잘 보관하라고 ㅋㅋ 다시 열어볼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아까워서 버리지는 못 할것 같다.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다음 시집을 필사를 시작한다.

윤동주 시인의 시집 필사... 이번엔 그리드 노트가 아닌 원고지 노트에 쓰기로 했다. 

글씨의 균형에 도움을 주는 그리드가 없으니 이전보다 더 신경을 써서 한자 한자 균형있게 써야할 듯하다.

 

올해안에 다음 책걸이 포스팅을 하길 기대하면서 이만....

Posted by iGr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