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막바지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일기예보에는 비를 알리고 있었지만 하늘에서는 눈을 뿌리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요즘 일기예보를 절대 믿지 않겠노라 다짐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나의 믿음을 져버리지 않고 비 대신 눈이 왔다.
(뭐 결국 내리긴 했으니 70% 맞았다고 해도... ㅋㅋ)

암튼 회사 일로 인해 최근 계속 나오고 있는 반포에서 저녁 늦은 시간에 퇴근을 하면서
앞에 언덕 비스무리 한 곳에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무작정 올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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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카메라도 들고 왔겠다. 밤 사진에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무턱대고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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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밟지 않는 길을 내가 처음으로 밟으니 왠지 기분이 으쓱해지면서 올라가는데 눈치없는 아저씨 한분이 내 뒤를 따라 올라 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발자취가 더 찍혀 나오기 전에 후다닥 찰칵 한방 !!

야밤 중에 젊은 놈이 이러고 있으니 아저씨도 신기한 듯이 나를 한번 힐끗 쳐다 보시더니 가시던 발걸음을 계속 옮기셨다. 생각해보니 약간 민망하여 나도 살짝 눈을 흘기고 하던 일(사진찍기)를 계속 했다










눈이 계속 내리고 있던 시점이라서 카메라를 계속 들고 찍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눈이 그치고 나서 내일 찍을 것인지를 고민하다가 집에가서 잘 닦고 말지 하는 생각으로 정자가 있는 곳에 도착!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내가 언젠가 저기 한번 갈거라구.. 농담 삼아 이야기 했는데 이렇게 오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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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역시나 밤에 찍는 사진은 아무리 조명이 있어도 흔들리게 마련인지... 최대한 안 흔들리게 잡고 찍는다고 했지만 결국 약간씩 핀이 다 어긋난 사진들만 찍히는 것이다..
"내가 조만간 삼각대를 사고 만다."

다음 날 아침에 출근길에 보는 모습은 더 예뻐서 그냥 지나갈 수 없기에 건물 옥상에 올라갔다. 그런데 왠걸 .. 안전상의 이유로 난간을 사람키보다 높게 쳐져 있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는...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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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발을 하고 카메라를 머리 위로 들고 찍었으나 겨우 이정도 각밖에 안나오는 현실에 나의 키가 작음을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래서 난간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서 찰영하는 것으로 급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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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겨우 화면 구성을 잡고 찍고 있는데 출근 시간이 다가옴에 인해서 더 찍지 못하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내 카메라가 생긴 이후로 항상 느끼는 거지만 내가 눈으로 보는 것을 사진으로 남긴다는 것이 참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내가 느끼는 그 감정을 작은 사이즈의 사진속에 담는 다는 것이 참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사진을 빛의 예술이라고 하는 것인가 보다.
Posted by iG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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